“소스케는 역시 나한테 질려버린 거야.”하고 사사키 마데유키가 얼굴을 가렸다. 가녀린 어깨가 잘게 떨리고, 서러운 울음소리가 터져 나온다. 소파에 나란히 앉아 평화로운 주말을 함께 보내던 애인이 할 말은 아니었다. 나른하게 몸을 늘어뜨리고 있던 소스케가 갑작스런 말에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뭐?
“그게 무슨 말이야.”
진지하게 의견을 주고받다가 들은 말도 아니고, 말씨름을 하다가 확 김에 뱉은 말도 아니었다. 방금까지만 해도 소스케는 잔잔한 행복에 몸을 맡기고 지금 같은 시간이 계속되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질렸다니, 말도 안 된다. 너는 이미 내 삶의 일부인데. 얼굴을 가린 얇은 손가락 안에서 소리 죽인 흐느낌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소스케는 허리를 꼿꼿하게 세워 진지한 자세로 앉은 뒤, 한 손에 들어오는 작은 어깨를 소중하게 감쌌다.
“진심으로 하는 말이야?”
본인도 모르게 긴장했던 모양인지 목소리가 딱딱하게 나갔다. 그 음성에 마데유키가 버림받은 토끼처럼 몸을 흠칫거렸다. 이런, 겁을 준 모양이다. 그러려던 게 아닌데……. 소스케가 답답한 한숨을 내쉬며 그녀를 끌어안았다. 가슴께가 눈물 때문에 뜨겁게 젖었다.
“도대체 왜 그런 생각을 한 거야.”
이번에는 다정한 목소리였다. 그 말에 용기를 낸 듯한 마데유키가 조심스럽게 그의 옷자락을 붙잡았다.
“하, 하지만…….”
당장이라도 사라질 듯한 목소리였다. 소스케는 진정시켜주기 위해서 응, 하고 부드럽게 맞장구쳤다. 그녀가 한참동안 망설이다가 말했다.
“어제 아침에 뽀뽀해주지 않았잖아.”
소스케는 그녀의 머리카락을 쓸어내리던 그대로 잠시 멈추었다. 지금 뭐라고 한 거지? 무언가를 생각하는 듯하더니 마데유키의 얼굴을 감싸고 품에서 떼어낸다. 그녀가 눈물범벅이 된 얼굴로 애처롭게 올려다보았다. 빨갛게 충혈된 눈. 울음을 참느라 힘이 들어간 입술 모양. 장난기는 없었다. 어……. 진심인 건가? 소스케는 일단 다시 안아주면서도 혼란스러운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그건……, 늦어서 아침 인사할 여유도 없었기 때문이잖아?”
대학생이 되면서 동거를 시작하고, 서로가 외출할 때는 언제나 힘내라는 의미로 가벼운 스킨십을 주고받고 있다. 입술이 맞닿기만 하는 키스를 남기면, 매일 하는 일인데도 마데유키는 행복한 표정을 짓는다. 자신이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남자인 것처럼 느껴지게 하는 미소였다. 소스케도 그 얼굴을 보는 일이 즐거웠고, 웬만하면 아침 인사를 거르고 싶지 않았다. 어제 집을 나서는 그녀에게 인사를 못한 것은, 요즘 들어 부쩍 응석받이가 된 마데유키가 하루 종일 같이 있겠다고 떼를 썼기 때문이었다. 한 달에 한두 번은 그런 억지를 쓰곤 했다. 자체휴강이라고 우기는 걸 겨우 달래서 보냈다. 심지어 옷도 손수 갈아입혀줬는데, 어제 일 때문이라고? 소스케로서는 이해가 가지 않았다.
소스케의 의문스러운 대답에 마데유키는 잠시 침묵하더니, 곧 힘없이 고개를 떨구었다.
“그래, 전부 소스케의 마음을 붙잡아두지 못한 내 잘못이야…….”
자책하는 목소리로 중얼거린다. 오늘따라 녹색 눈동자가 더 외로워보였다. 세상에 믿을 남자 없다더니……. 그렇게 처연하게 말하면 자신이 잘못한 것일지도 모른다는 의문이 든다.
“……아니, 미안……?” 소스케가 눈을 굴리며 일단 사과했다. “근데 그건 오해……,”
“역시 내가 싫어졌구나!”
그러고는 애처롭게 흐느낀다. 소리를 내면서 우는 모습은 처음 보았다. 아니, 마데. 황급하게 달래기 시작했지만, 소스케가 무어라고 말해도 그녀는 진정할 기색을 보이지 않았다. 안 그래도 몸이 약한데, 이러다가 탈수 증세라도 일으키면 어떡하지. 이쯤 되자 누가 잘못했든 상관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소스케는 필사적으로 달래며 마데유키에게 키스를 남겼다. 그녀의 정수리와, 얼굴을 가린 손가락과, 티셔츠 너머로 마른 몸에 입을 맞추며. 아니야, 마데. 내가 잘못했어. 일단 진정해봐, 오해하게 해서 미안해. 내 탓이야.
“……정말로 내 오해야?”
한참 뒤에 그녀가 들릴 듯 말 듯한 목소리로 물었다. 소스케는 얼른 고개를 주억거렸다. 당연하지.
“……나 아직도 좋아해?”
“물론.”
“진심으로?”
“진심으로.”
“그럼 나한테 뭐든 해줄 수 있어?”
소스케는 망설임 없이 뭐든지, 하고 대답했다. 그에게는 마데유키를 달래는 일이 제일 중요했고, 오해를 풀 수 있다면 무엇이든지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가 얼굴을 가린 손을 천천히 내렸다.
“어떤 고통스러운 일이라도?”
“그래.”
“세상에서 가장 수치스러운 일이라도?”
“네가 원한다면.”
“그럼 나를 위해서 메이드복을 입어줄 수 있어?”
소스케는 기능을 정지했다. 아니, 왜 여기서 메이드복이 나오는 거지? 차라리 유명한 거리에서 장미꽃 천 송이를 선물해달라고 하거나, 야구장의 전광판에 얼굴이 대문짝만하게 비치는 채로 키스를 해달라고 했다면 이해했을 것이다. 왜 메이드복이지? 그게 내 사랑이랑 무슨 상관이 있는데? 대답이 돌아오지 않자 마데유키는 다시 슬퍼진 모양이었다. 역시 나를 안 사랑하는구나! 소스케가 반사적으로 외쳤다. “아니야!” 더 이상 그녀가 우는 모습은 보고 싶지 않았다. ……그래, 보고 싶지 않은데.
“……하지만,”
마데유키가 바람 빠지듯이 실망한 표정을 지었다. 소스케는 왜인지 실망시키면 안 된다는 압박감이 들었다.
“……오, 옷이 없잖아?”
마데유키가 화색이 되어서 눈을 반짝였다.
“정말 그것 때문이야?”
“물론이지.”
소스케는 자신이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도 몰랐다.
“옷이 없어서 정말 정말 아쉽지만……, 옷만 있었더라면 내 부탁을 들어줬겠지?”
“으응.”
“날 좋아하니까?”
“널 좋아하니까.”
“그래, 그럼 다행이다…….”
마데유키는 그제야 진정이 된 얼굴로 소스케의 손을 잡았다. 얼굴에 눈물자국이 남아있었지만 이제 웃는 얼굴이었다. 그래, 이걸로 된 거야. 야생의 감이 도망치라고 경고하고 있었지만 소스케는 오작동이라고 치부하며 그녀를 끌어안았다. 이제 오해 풀린 거지? 응. 마데유키가 품에 고개를 박고 뭐가 그렇게 좋은지 실실 웃었다. 이거 봐, 마데가 웃고 있잖아. 그거면 돼. 소스케가 다행이라는 듯이 픽 웃었다,
“옷을 챙겨놔서.”
마데유키가 드디어 인체실험에 성공한 매드 사이언티스트처럼 절제된 희열이 느껴지는 목소리로 말했다. 방금까지 엉엉 울었던 사람과 같은 사람이라고 믿기 어려울 정도였다. 소스케가 바로 그녀를 품에서 떼어내었다. 팔을 잡고 거칠게 밀어내는 이 행동이야말로 애정이 식었다고 착각할 법한데, 그녀는 그냥 웃고만 있었다. 더 이상 울 필요가 없는 사람 같았다. 후원자에게 실험성공을 설명하는 듯한 목소리로 말한다.
“사메즈카 축제 때 모모 군한테 부탁해서 메이드복을 받아놨거든. 특대용이라서 소스케도 입을 수 있을 거야. 그 서바이벌 게임만 이겼으면 이렇게 몇 년이나 걸리지 않았을 텐데……. 하지만 이제 됐어. 입어줄 거지, 소스케?”
그 얼굴에 어제 아침의 일에 대한 서러움 따위는 전혀 없었다. 덫에 걸린 대어를 보고 만족스럽게 웃는 연기자만이 있었을 뿐이다. 뭐, 마음이 식어? 이쪽은 진심으로 걱정하고 죄책감까지 들었는데! 소스케가 그녀를 소파로 밀쳤다. 마데유키는 꺄르륵 웃으며 오뚝이처럼 일어나 다시 달라붙었다. 아이, 왜 그래! 정말 마음 식은 거 아니지? 나 슬퍼!
속았다!
소스케가 개탄스럽게 얼굴을 가렸다.
사메즈카 학원 축제 때 수영부는 지옥의 메이드 카페를 열었고, 소스케는 3학년의 특권으로 메이드 대신에 집사 코스튬을 했었다. 어차피 요리 담당이라서 주방에만 있었지만, 만약 그럼에도 메이드 차림을 해야 했다면 그는 망설임 없이 다시 도쿄로 전학 갔을 것이다. 같이 릴레이 해줘서 고마웠다, 그럼 이만. 메이드가 된다는 선택지는 그의 인생에 없었고, 앞으로도 없어야하는 일이었다.
“소스케, 다 입었어?”
방문 밖에서 신이 난 목소리가 말을 걸었다. 같이 들어가서 옷 입는 걸 도와주겠다고 제안했을 때 소스케의 얼굴은 무서울 정도로 흉흉했다. 밖에서, 기다려. 다른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죽음의 위기를 간신히 넘기고 어떻게 살아났다고 감사할 만큼 섬뜩한 목소리였지만, 마데유키에게는 어쩐지 귀엽게 느껴진 모양이었다. 상대가 그 모양이니 소스케도 전의를 상실했다. 화를 내는 게 더 바보같은 기분이 된 것이다.
“……어.”
한참 뒤에 자괴감이 느껴지는 목소리로 대답이 들렸다.
“들어가도 돼?”
“……아니, 식탁에 앉아있어.”
마데유키는 메이드 차림의 소스케를 상상하느라 행복에 젖었다. 초대형 사이즈라고 해도 소스케의 전국구 퍼펙트 바디를 감싸기에는 작을 텐데. 가슴이 다 보이는 거 아닐까? 넘 야해~! 식탁에 앉아서 두뇌를 풀가동 할 때였다. 등 뒤에서 어둠의 기운를 몰고 오는 발소리가 들렸다. 그녀가 뒤를 돌았다.
“……소스케!”
마데유키가 두 뺨을 장밋빛으로 상기시켰다. 순정만화처럼 뒷배경에 반짝이는 효과가 생기는 것 같았다. 맙소사, 너무너무 예뻐! 작곡할 때도 이렇게 신나 보이지 않았는데. 소스케는 여자친구를 기쁘게 만들어주었다는 뿌듯함을 느끼지도 못하고, 참담하게 얼굴을 가렸다. 손과 얼굴만 보면 로맨스 영화의 주인공 같지만, 아쉽게도 입고 있는 옷이 메이드복이라서 실패다. 이게 무슨 꼴이야. 마데유키는 얼른 달려가 훑어보았다. 보지 마, 소스케가 음울하게 말했다.
제대로 바라보려면 고개를 한참 꺾어야하는 186의 거구. 보통 사람의 두 배는 될 듯한, 단단한 근육으로 덮인 몸. 그 포식자 같은 훌륭한 육체가 메이드복에 갇혀있다. 소스케는, 당연하지만, 지금까지 치마는 입어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다리 사이의 허전함이 미치게 신경 쓰였다. 그가 조금이라도 움직일 때마다 풍성한 치맛단의 레이스가 함께 살랑거렸다. 본래라면 무릎을 덮을 길이겠지만, 다리가 워낙 긴 탓에 허벅지를 겨우 가리는 검은 원피스. 흰 레이스 장식이 에이프런처럼 보이는 정통 메이드복이었다. 건강한 근육이 불끈 솟은 종아리가 청순한 니삭스에 힐끔힐끔 보이는 모양이 치명적이었다. 목에는 모서리가 둥근 분홍색 리본이 사랑스럽게 묶여있었다. 솔직히 그것까지 묶어줄 줄은 몰랐기 때문에 마데유키는 감동했다. 마데유키와 그녀의 쌍둥이가 와도 함께 안길 수 있을 것 같은 넓은 가슴팍은, 금방이라도 옷을 찢어버릴 것 같았다. 가슴에 달린 레이스는 가엽게도 최대한으로 늘어나서 고통 받고 있었다…….
“만족해?”
소스케가 지친 목소리로 말했다.
“……응, 너무 귀여워.”
질색해서 반박하기 전에 그녀가 끌어안았다. 체구 차이 때문에 소스케가 끌어안은 모양새가 되었다.
“소스케, 너무 너무 좋아해. 입어줘서 고마워.”
가슴에 뺨을 부비는 그녀는 행복감에 젖은 얼굴이었다. ……이건 좋네. 소스케는 잠깐 보여주고 바로 갈아입을 생각이었지만, 저렇게 기뻐하는 얼굴을 보자 조금은 더 이 상태로 있어주어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른 녀석들도 없고, 무엇보다 그녀는 진심으로 귀엽다고 생각해주는 것이다. 이상한 차림을 해도 순수하게 좋아해주는 여자친구에게 감동……, 아니, 정신 차려. 소스케는 순간 넘어갈 뻔했다고 아찔하게 생각했다. 자신을 낳아준 생모도 초등학교에 들어가면서부터는 귀엽다고 하지 않았다. 매일 함께 지내다보니 세뇌당하는 것 같다. 취향이 이런 쪽이라면 오히려 앞으로의 교제를 진지하게 검토해야하는 부분이었다.
“진짜 진짜 좋아해.”
마데유키가 소중하게 속삭였다. 눈이 마주치자 소스케가 가장 좋아하는 미소를 보여준다. 그래, 저 미소. 저걸 보면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남자인 것처럼 느껴진다. 왜인지 애틋한 기분마저 들었다. ……그래, 내가 졌다. 소스케는 인정하기로 했다. 네가 좋아하면 이런 게 무슨 대수겠어. 더한 것도 할 수 있어. 그가 분홍색 정수리에 가볍게 입을 맞추었다. 잘 어울려, 마데? 그녀가 어린아이처럼 활짝 웃었다. 응! 너무 너무 잘 어울려!
“그런데 소스케, ‘주인님’이라고 해야지?”
그녀가 말갛게 웃는 그대로 말했다. 소스케는 뒤통수를 맞은 기분이 되었다.
“……어서오세요, 나의 주인님.”
인공지능 기계에게 읽어보라고 해도 이것보단 감정이 실릴 것 같았다. 정해준 대사가 어지간히 마음에 안 드는 모양이었다. 소스케는 마치 ‘오면 제거한다.’같은 표정으로 말하며 식탁 의자를 꺼내주었다. 마데유키는 그런 기색을 가볍게 무시하며 자리에 앉았다.
“이리 와, 스케스케.”
“……하?”
소스케가 그게 뭐냐는 듯이 인상을 구겼다. 주인님은 능청스럽게 어깨를 으쓱할 뿐이었다. 메이드는 원래 엄청 귀여운 별명을 쓰는 거야! 소스케, 아니 스케스케는 이 수모는 밤에 반드시 갚아주겠다고 생각했다.
“……왔습니다.”
“뭐야, 이마에 힘줄 돋고 무서워~! 웃어줘.”
“…….”
복수하겠다고 말하는 시선을 눈치 채지 못했을 리가 없는데 그녀는 상큼했다. 앗, 리본 삐뚤어졌다. 내가 다시 매줄게! 목에 감은 리본을 가리키며 말한다. 마음대로 해라, 소스케는 한숨만 쉬었다. 완전히 장난감 인형 취급이군. 사락, 하고 리본이 풀리는 소리가 들렸다. 다시 묶어주나 싶었는데, 마데유키는 끈이 목에 걸쳐진 그대로 잡아당겼다. 키 차이 때문에 소스케는 당연히 아래로 끌려갔고, 정신을 차리면 입술에 부드러운 것이 닿는다. 마데유키가 쪽 소리 나도록 키스했다.
“응? 웃어달라니까.”
부드럽게 내려간 눈꼬리를 곱게 접고 애교 담긴 말투로 부탁하면, 소스케는 결국 졌다는 듯이 웃었다. 말간 얼굴에 버드키스를 날린 뒤에, 짐짓 심각한 척을 하며 말한다.
“못 웃겠어.”
“왜?”
“네가 나한테 질린 게 분명해서.”
“뭐어?”
뜬금없는 소리에 황당한 표정을 지은 마데유키는, 다음 순간 그의 속셈을 깨닫고 웃음을 터뜨렸다.
“어떻게 하면 오해를 풀어줄 건데?”
“뭐든지 해줄 거야?”
“음……. 들어보고?”
“그게 뭐야.”
소스케는 노려보았고 마데유키는 모르는 척 어깨 너머를 바라보며 휘파람을 불렀다. 그리고 잠시 후에 참지 못하겠다는 듯이 둘이 동시에 킥킥대었다. 마데유키는 웃음기 남은 얼굴로 거구의 메이드의 목에 팔을 감았다.
“뭘 원하는데?”
어린아이 같은 미소가 남아있었는데도 그 목소리는 꽤 로맨틱하게 들렸다.
“어디까지 해줄 수 있는데?”
소스케가 도망치지 못하도록 그녀의 허리에 팔을 감으며 물었다.
“내 메이드를 위해서라면, 전부 다.”
“그래?”
그의 에메랄드빛 눈동자가 욕망으로 타락하는 순간을 마데유키는 똑똑히 목격했다.
“시험해봐야겠어.”
그녀는 그게 마음에 들었다.
메이드가 주인님을 시험하다니, 정말 불경한 일이야. 마데유키는 열기 때문에 다소 몽롱해진 머리로 생각했다. 그래서 더 좋다고 하면 소스케는 뭐라고 해주려나. 그녀는 소스케가 이끄는 대로 기꺼이 테이블에 몸을 눕혔다. 팔을 뻗으면 당연하게 안아준다. 따뜻하네. 온기 속에서 마데유키는 행복하게 눈을 감았다. 이번에는 그녀가 소스케에게 속을 차례였다.